우리는 누구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 아플 때,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의 손길이 우리 삶을 지탱해줍니다.
그러나 정작 그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 요양보호사와 보육교사 같은 돌봄 노동자들의 삶은 어떨까요?
그들의 노동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대우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돌봄 노동이 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바꿔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1) ‘필수노동자’라 불렸지만… 달라지지 않은 현실
☞ 코로나19 이후, 돌봄 노동의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 하지만 그에 비해 대우는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2020년,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요양병원과 어린이집, 장애인 시설을 지키던 사람들.
바로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등 '돌봄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정부와 언론은 이들을 ‘필수노동자’라 명명하며, 존경과 감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노동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요양보호사의 경우, 하루 10시간 가까이 어르신을 돌보며도 시급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규직보다는 단기 계약직이 많고, 휴식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육교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 5~10명을 돌보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지만, 낮은 임금과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립니다.
“누군가의 삶을 돌보는 일인데, 왜 우리 삶은 돌봄을 받지 못하나요?”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 말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2)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동시에… 하지만 ‘전문성’은 외면당해
☞ 돌봄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 전문적인 기술과 높은 감정노동이 함께 요구됩니다.
요양보호사는 환자의 몸을 일으키고 씻기며, 식사를 돕고,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일을 합니다.
보육교사는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교육하고, 정서적 안정까지 책임집니다.
이처럼 돌봄 노동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단순노동”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노동의 강도는 상당합니다.
어르신의 폭언, 부모의 민원, 긴급상황에서의 스트레스 등은 육체적 피로보다 더 지치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한 처우나 심리 상담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실무에서 계속 경력을 쌓아야 겨우 경력이 인정되는 구조.
그러면서도 보수체계는 거의 차등 없이 획일적입니다.
전문성과 경력은 중요하지 않은 듯 취급되면서, 이직률은 높고 신규 인력 유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3) 제대로 돌보려면, 먼저 돌보는 사람을 지켜야 합니다
☞ 돌봄의 질은 노동자의 삶의 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 정책 변화가 절실합니다.
아이들과 어르신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돌보는 사람의 안정된 삶입니다.
하지만 현재 구조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일부 개선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인상, 요양보호사 교육 강화 및 휴게시간 보장 정책, 감정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복지 수준이 달라 돌봄 서비스 질에 격차가 생기고, 민간 위탁에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성 확보에 한계가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입니다.
● 표준 임금 체계 마련
● 법정 휴게시간 준수 의무 강화
● 감정노동 대응 교육 및 심리지원 확대
● 장기근속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
돌봄은 단지 ‘비용’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입니다.
그 투자를 지금 제대로 하지 않으면, 미래의 돌봄 위기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족을 맡기고 믿을 수 있도록,
돌봄 노동자들도 존중받는 환경이 꼭 필요합니다.
이제는 말뿐인 ‘감사’보다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가 돌봄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우리가 사는 사회의 수준을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