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금리 부담, 경기 둔화 속에서 카드값 연체와 소액대출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금융 취약계층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데요. 당장의 생계를 위해 빚을 내고, 갚지 못해 신용불량 상태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금융 취약계층이 처한 현실과 그 배경을 짚어보고, 채무조정제도와 같은 지원 방안이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되는지 살펴봅니다. 지금 우리의 금융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1) '버티기'에 가까운 일상, 금융 취약계층의 현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오르고, 대출 이자는 매달 빠져나갑니다. 이 단순한 구조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연체’와 ‘신용불량’의 문턱에 서게 됩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과 중장년층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의 카드 연체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할부’였던 소비가, 시간이 지나며 갚기 어려운 빚으로 변한 것이죠. 급하게 쓴 소액대출이 쌓여 어느새 수십만 원씩 이자만 내는 상황이 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중장년층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영업자 폐업 증가와 고용불안이 맞물리면서 이들은 생활비 충당을 위해 고금리 대출에 손을 뻗게 됩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사적 금융기관이나 제2금융권 대출 의존도가 높아 연체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두 달만 버티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아이 학원비도 못 줄까 봐 카드부터 긁었죠.”
이처럼 금융 취약계층의 빚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단순한 소비 과잉이 아닌, 일상의 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2) 채무조정, 몰라서 못 쓰는 사람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채무조정 제도나 금융 지원 정책을 모르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도,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몰라 포기하는 경우도 많죠.
대표적인 채무조정 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 프로그램: 90일 이상 연체된 채무자에게 원리금 감면 및 분할상환을 지원
● 개인회생제도: 일정 소득이 있는 사람이 일정 기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잔여 채무 탕감
● 햇살론15, 새희망홀씨대출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 기존 고금리 대출을 낮은 이율로 전환 가능
이런 제도들은 금융 취약계층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30대 직장인 A씨는 매달 80만 원 넘는 카드값을 감당하지 못해 연체가 시작됐지만, 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이자율을 낮추고 상환 계획을 재설정하면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취약계층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서류 준비나 상담 절차의 어려움, 금융기관의 소극적인 안내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런 지원 대상이 될 줄은 몰랐어요.”
“은행에서 알려줬다면 벌써 신청했을 텐데요.”
이런 사례를 보면,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접근성의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3) 일시적 지원보다 '회복 기반'이 필요하다
지금도 많은 정책이 금융 취약계층을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일시적인 대출이나 소액 지원에 그쳐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선, 금융교육 확대가 필요합니다. 청년층에게는 신용관리의 중요성과 소비 계획 수립을, 중장년층에게는 연체 대응법과 지원 제도 안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이런 교육이 학교, 직장, 복지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이뤄진다면 예방 효과도 클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기반 상담 시스템이나 원스톱 채무조정 창구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손쉽게 본인의 채무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제도에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많은 이들이 ‘포기’ 대신 ‘도움’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책 금융상품의 다양화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저신용자용’ 상품만이 아닌, 신용이 떨어지기 전 단계에서 예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이들이 더 일찍 회복의 길로 나설 수 있습니다.
※ 카드값 연체, 소액대출, 신용불량.
이 세 가지 단어는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상입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과 중장년층은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시기를 살고 있기에, 이들의 어려움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제도는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그 제도의 문은 닫혀 있거나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진짜로 필요한 사람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한 사람의 금융회복은 단순히 ‘빚을 갚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