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지갑보다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결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화폐’, 그 중에서도 한국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원화(CBDC)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화폐 실험이 왜 중요한지,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1)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왜 지금 필요한가?
“현금 쓰신 적 있으세요?”
이 질문에 많은 분들이 “언제 썼더라?”고 되묻곤 합니다.
현금 사용은 점점 줄고, 카드와 간편결제는 생활의 기본이 되었죠.
그 사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CBDC는 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입니다.
비트코인처럼 민간에서 발행한 암호화폐와는 다르며, 법정통화로 인정받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지폐로 갖고 있던 원화를 전자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화폐가 필요할까요?
☞ 첫째, 현금 없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결제 중 현금 비중은 2019년 17.4%에서 2023년에는 12%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점점 더 사람들이 현금 없이 살아간다는 뜻이죠.
☞ 둘째, 민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 유지입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앱이 늘면서, 개인 자산이 은행이 아닌 IT기업에 쌓이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너무 강해지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능이 약해질 수 있죠.
CBDC는 이를 보완하려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 셋째, 디지털 전환과 금융 포용성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기 어려운 고령층이나 은행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도
스마트폰 하나로 안전하게 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화폐는 단순히 '전자지갑'의 확장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2) 실험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내외 현황과 주요 특징
한국은행은 2021년부터 단계별로 디지털 원화 도입을 실험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술 구현 가능성, 모의거래 환경에서의 성능, 보안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해왔습니다.
특히 2023~2024년에는 유통 단계의 실험까지 진척돼,
국민이 실제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가 이뤄졌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원화를 스마트폰 앱에 보관하고
편의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시나리오를 재현해본 것이죠.
또한 한국은행은 2025년 중에는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정책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도입이 확정된다면 2027년 전후로 실사용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해외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용 중이며, 대규모 이벤트(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실제로 사용해봤습니다.
● 스웨덴은 ‘e-크로나’ 프로젝트를 통해 현금 없는 사회 실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화 발행을 검토하며 입법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질서 구축의 시작점일지 모릅니다.
3) 디지털 화폐 시대,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올까?
그렇다면, 디지털 원화가 도입되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바뀔까요?
☞ 첫째, 결제 수단의 다양화입니다.
지금은 계좌이체나 간편결제를 통해 은행·카드사를 거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개인이 직접 소지하고 사용할 수 있어, 중간 단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수수료 절감 효과도 기대됩니다.
☞ 둘째, 금융정보의 익명성과 보안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CBDC는 기술적으로 거래기록이 중앙 서버에 남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제기됩니다.
반대로 보면, 불법자금 추적에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죠.
☞ 셋째, 금융 소외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뱅킹이나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던 고령층, 저신용자도
CBDC 전용 앱이나 카드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 금융사들이 수익을 잃지 않으면서 이 시스템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 보안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풀어가면서, 정부와 민간, 사용자 모두가 함께 준비해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 화폐의 미래,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오다
디지털 화폐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실험되고 있고 곧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변화의 초입입니다.
‘현금을 안 쓰는 삶’에서 ‘현금이 사라지는 사회’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죠.
이 변화가 모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우리도 관심을 갖고 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